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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힐링 산행지 함백산의 주목과 상고대

1월 27일, 청주힐링산악회에서 정선군 고한읍의 함백산으로 겨울산행을 다녀왔다. 함백산(높이 1573m)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계방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또한 오대산, 설악산, 태백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으로 강원도의 정선군과 태백시의 경계에 위치한다.

아침 7시 용암동 임광아파트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거쳐 태백 방향으로 달린다. 회비 2만원 내고 장거리 여행 편히 하며 호사를 누리는데 아침부터 달콤한 귤, 따끈한 호빵, 삶은 달걀, 입맛에 맞는 커피까지 자리로 배달해 입까지 호강한다. 자투리 시간에 회장님의 인사말, 운영총무님의 산행지 안내와 먹거리를 준비한 회원들 소개가 이어진다. 먼 거리를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만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만항재를 지난다.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강원도의 정선군, 영월군, 태백시가 만나는 높이 1330m 지점에 위치한다. 올해는 적설량이 적은데다 날씨마저 포근해 높은 산에서도 멋진 설경이나 상고대를 보기 어려웠다. 마침 영동지방에 눈 예보가 있어 기대를 하고 왔는데 눈 대신 만항재 주변의 상고대가 반겼다. 10시 35분경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만항재에서 1.7㎞ 위쪽 임시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주변의 풍경을 둘러봤다. 정상 바로 아래편에 있는 KBS 함백산중계소가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산길로 들어서 산행을 시작한다. 찬바람이 넘나드는 고갯마루라 바닥에 눈이 많이 쌓여있다. 1㎞ 올라 1573m 정상을 밟을 수 있는 산이 어디 있는가. 운영총무님 말대로 청주가 낳은 김용성 베스트 드라이버 덕분이다. 그래도 초입부터 오르막의 돌계단 너덜지대가 이어져 힘이 드는데 정상을 150여m 남긴 지점에 사방이 탁 트인 조망터가 있다. 이곳에서 태백산과 장산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망터에서 정상까지 산길 좌우로 상고대가 활짝 펴 아름답다. 눈부신 설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백두대간 함백산 표석에 써있는 내용을 읽어보고 옆으로 돌아가 KBS 함백산중계소의 설경을 내려다본다. 기념사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함백산(咸白山) 정상의 표석을 카메라에 담았다.

차로 만항재까지만 올라와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굳이 정상까지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함백산이 주변에서 가장 높아 정상에 서면 정선, 영월, 태백, 동해, 삼척에 있는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겨울에는 주변의 산들이 속살을 다 보여줘 더 매력적이다.


두문동재 방향으로 정상을 내려서면 중함백산과 금대봉 줄기, 하얗게 꽃을 피운 상고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과 가까운 곳에 주목군락지가 있다.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나무로 푸른 기상과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여 추운 겨울에 잘 어울린다. 상고대가 조금 부족하지만 여러 그루의 주목이 길가에 꿈같은 풍경을 만들어 놓고 자태를 뽐낸다. 동화 속의 눈꽃나라처럼 푹신푹신한 눈밭을 거닐며 천년의 세월과 함께하는 마법의 세상이다.






주목군락지를 지나 오르막을 걸으면 정상에서 1.1㎞ 거리에 함백산과 높이가 엇비슷한 중함백산(높이 1505m)을 만난다. 잡목이 가려 조망이 나쁜 중함백산을 막 내려서는 지점에 백운산, 두위봉, 민둥산, 노목산, 금대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위전망대가 있다. 함백산, 두문동재, 적조암, 샘터로 갈라지는 사거리를 지나면 눈 속에서 생명력을 자랑하는 대죽길이 이어지고 나뭇가지에 핀 상고대가 파란하늘과 어우러져 발걸음이 가볍다.

눈이 쌓인 언덕을 오르면 높이 1442m의 은대봉이 맞이한다. 은대봉은 두문동재(싸리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금대봉과 함께 정암사를 세울 때 조성된 금탑과 은탑에서 이름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은대봉 정상은 헬기장으로 쓰일 만큼 널찍한데 비해 태백시 주목산우회에서 세운 정상 표석은 작다. 나뭇가지 사이로 함백산 정상을 바라보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주변의 설경을 카메라에 담는데 가는 눈발이 날린다.




은대봉에서 금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상고대도 볼만하다. 두문동재까지 0.9㎞의 내리막도 산행하기 편한 길인데 함백산 정상에서 두문동재까지의 거리가 5.1㎞, 5.26㎞, 7.8㎞로 이정표마다 달라 혼동을 준다. 금대봉과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자연생태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역이다. 야생화가 만발해 천상의 화원을 이뤘을 때 다시 찾겠다는 다짐을 하며 두문동재로 내려선다.

금대봉과 은대봉 사이 가장 낮은 곳으로 길을 낸 두문동재는 그 높이가 1268m에 이른다. 두문동재의 다른 이름은 싸리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싸리재다. 이곳을 잇는 굽잇길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대로 보이는 도깨비도로도 있다. 겨울철에는 차량출입이 금지된 곳이라 차가 서있는 두문동삼거리까지 30여분을 걸어 3시에 도착했다. 두문동재터널 입구의 풍경과 뒤편의 상고대를 구경하다 회원들이 다 내려온 후 따뜻한 선짓국으로 뒤풀이를 하고 4시에 청주로 향했다.

산악회 차량을 운행하려면 운전만 잘하는 게 아니라 멘트도 멋지게 해야 한다.
“주무시는 분들 일어나 이불개세요.”
“뱃속에 있는 것, 그물망에 있는 것 다 버리고 가세요.”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38번 국도 동강휴게소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7시 30분경 최종 목적지이자 내가 살고 있는 임광아파트 옆에 도착하며 힐링 제대로 하고 온 함백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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