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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자신의 특기를 살려 꿈이 실현되기를

대입 합격과 불합격이 엇갈리고 취업이 엇갈리는 계절이다. 합격이라면 행복한 시간으로 간주되고 불합격이라면 불행으로 느껴지는 것이 일상일 것이다.  최근에 한 기업에 입사한 한 제자는 지난해 12월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왔다. 무려 5개 회사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어디로 갈지 배부른 고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직활동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한 제자는 지난해 8월 졸업했다. 일자리를 찾기 시작한 건 지난해 4월부터다. 900점이 넘는 토익 점수와 8개월 간의 영국 어학연수, 거기다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까지 했다. 이 정도 이력이면 어렵지 않게 취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처음 지원한 회사는 유명 대기업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존경하는 인물에 ‘마르크스’라고 썼다. 면접에서 면접관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왜 마르크스를 존경하는지’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없었다. 당연히 떨어졌다. “처음에는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기’였어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고 말하면 될 줄 알았거든요.”

서류전형에서 탈락하기를 수 차례였다. 이에 ‘왜 떨어질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자기분석’을 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성격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격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가장 난감한 부분이 ‘본인 성격의 장·단점을 쓰라’는 항목이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에 검사 결과를 요약해 쓰고 이 성격이 지원분야와 어떻게 융화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 덧붙였다. 면접관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자는 면접관련 책자도 꼼꼼히 살폈다. 면접시 예상 질문을 꼼꼼히 생각해 그 답변을 기본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것이다. 면접관이 실제 인물을 만나 보고 싶도록 만들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다음 취업에 성공해 회사에 다니고 있는 학교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

제자는 60번 정도 입사지원서를 냈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소개서도 60번이나 썼다. 한번도 똑같은 자기소개서를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시간은 길어야 2~3시간이지만 준비기간은 며칠이 걸렸다. 회사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본 후 관련 책자를 찾아 읽어보고 지인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업정보를 모두 모았다. 모 기업체의 교육기관 공채를 준비할 때는 기업교육 관련 논문만 10편을 찾아 읽기도 했다니 그 노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모든 노력을 A4 한 장 짜리 자기소개서 안에 녹여냈다.

“자기소개서를 소개하는 책에 잘된 예문이 나오잖아요. 처음에는 그것 보고 감탄했는데 나중에는 내 글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졸업하고 나서는 마음이 초조해졌지만 무작정 지원하지는 않았다. 한 곳을 지원해도 온 힘을 기울였다. 가을이 되면서 면접 횟수가 조금씩 늘어났다. 면접 전에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다시 읽고 예상 질문을 뽑아 대비했다.

이를 마친 제자는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면접관을 감동시키겠다는 마음이 중요하죠”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서 5개 회사에 동시 합격한 것이다. 자신의 특기인 영어와 독일어를 살려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제자의 꿈이 실현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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