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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창원의 저도 비치로드 트레킹

산악회의 산행에 참여하면 개인여행보다 경비가 적게 들고 회원들의 유대관계도 끈끈하다. 어느 사회나 그렇듯 좋은 산악회는 남보다 폭넓게 활동하며 열성적으로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당발이 많다. 지리적으로 중간쯤에 위치해 산악회가 유난히 많은 청주에 전국 곳곳을 빠짐없이 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 마당발산악회가 있다.

12월 14일, 마당발산악회의 저도 비치로드 트레킹에 참여했다. 저도는 창원의 남서쪽 해안에서 바다 건너편의 고성, 통영, 거제를 바라보고 있는 작은 섬이다. 한국지명유래집 경상편에 '저도(猪島)는 도섬으로도 불리며 섬의 모양이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육지와 저도를 잇는 길이 170m의 철제 연륙교는 손꼽히는 명승지로 일명 '콰이강의 다리'로 불린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네이버나 다음의 지도에서는 돗섬이라는 지명을 사용한다.

7시가 되자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다. 나이 지긋한 회원들이 많은 것을 배려해 회장님의 인사도 짧고 산행일정표의 글자도 크다. 나도 일정표의 글자가 커야 불편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씁쓸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와 영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내서TG를 빠져나온 후 다시 한참동안 지방도로를 달려 10시 45분 저도에 도착했다.


산행준비를 하고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를 카메라에 담았다. 철교 노후화로 사람만 건널 수 있는 콰이강의다리는 1987년 가설된 너비 3m, 높이 13.5m의 연륙교로 다리의 모양이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어렵게 가설된 다리가 기차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전쟁의 무의미함을 알려주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생각하게 한다. 2004년에 가설된 저도연륙교가 바로 옆에서 위용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관광객은 시계방향으로 등산객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보는 것이 좋다.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의 모습부터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 시계반대방향으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바다위에 하얀 부표들이 떠있는 양식장을 구경하며 바닷가를 걸으면 고기고횟집과 가까운 곳에 등산로를 알리는 허수아비 이정표가 서있다. 왼쪽으로 산길을 따라가면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땀을 식히며 아래편을 내려다보면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큰개에서 쉼터까지의 산길에 바닷가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가 두 곳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 하포마을과 앞바다, 자라섬과 쇠섬, 양식장과 긴섬, 바다건너편 해양드라마세트장 주변의 풍경이 멋지다. 비취옥의 빛깔과 같이 곱고 짙은 푸른색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 길이 왜 비치로드인지를 실감한다.


저도의 최고봉 용두산(높이 202.7m)은 육지의 산들에 비해 높지 않고 등산로도 비교적 완만하다. 정상은 잡목이 가려 조망이 나쁘지만 평평하여 점심 먹는 사람들이 많다.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아래로 향한다.


용두산 정상에서 0.3㎞ 아래편 사거리 갈림길에 종합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지그재그 계단 길을 0.35㎞ 내려가면 제3바다구경길, 제2바다구경길, 제1바다구경길로 이어진다. 철모르고 피어난 진달래가 산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바다구경길은 산허리를 걸어 조망 포인트를 그냥 지나치기 쉽다. 각 바다구경길에서 50여m 아래 바닷가로 내려서야 진동면과 고성의 동쪽 해변이 가깝게 보인다. 제3바다구경길에서 가깝게 보이던 고성내산일반산업단지가 제1바다구경길에서는 멀게 느껴진다.




제1바다구경길에서 계단 길을 힘들게 0.6㎞ 오르면 삼거리 갈림길이 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산길을 0.6㎞ 내려가면 바닷가 절벽에 제2전망대, 제2전망대에서 0.8㎞ 동쪽에 제1전망대가 있다. 제2전망대는 나무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풍화작용으로 구멍이 뚫려 모습이 기괴한 바위를 만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고성과 거제, 구산면 심리의 고래머리 부분이 가깝게 보인다. 특히 전망대로 가는 해변 산책로에 정동진의 하슬라아트월드처럼 키가 작은 해송이 늘어서있어 운치를 더한다.


제1전망대에서 연륙교까지는 1.5㎞ 거리이다. 바로 앞 쇠섬과 저도연륙교를 바라보며 바닷가를 따라 평탄한 산책길을 걸으면 앞바다의 풍경이 멋진 하포항을 만난다. 마을버스가 운행되는 이곳에서 제2전망대까지 산책하는 관광객들이 많다. 길가의 바닷가에 횟집들도 있다.


2시 25분경 주차장에 도착해 과메기를 안주로 뒤풀이를 하고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 다리 주변의 바다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3시 25분 저도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휴게소와 선산휴게소에 들르며 7시 30분경 청주체육관에 도착했다. 왕복 8시간 차를 타야하는 고충이 있지만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구석구석 돌아보며 마당발이 되겠다는 내 삶의 목표가 산악회의 문을 두드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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