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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추석 송편에 얽힌 추억 몇 가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추석 한가위만 같아라“ 하늘은 푸르고 들판에는 곡식이 알차게 여물고 참으로 좋은 계절이다.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해가 갈수록 고향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고향의 정을 듬뿍 느꼈으면 한다.

요즘 우리 학생들, 송편의 재료가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직접 만들어 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아마도 송편에 대한 지식은 어른들보다는 많이 모를 것이다. 이것은 송편 만드는데 정성보다 편리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의 부족함에 기인한다고 본다.

어렸을 때 추석이 다가오면 부모님이 추석 준비에 바쁜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기대와 흥분에 쌓이곤 했다. 못 먹던 시절, 풍성한 음식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어머니가 음식 만드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면서 간접경험을 쌓았다.


추석을 앞두고 송편을 빚으려면 쌀을 물에 깨끗이 씻고 10시간 이상 물에 불린다. 그 쌀을 동네 방앗간에서 빻는다. 쌀가루를 반죽하여 커다란 덩어리를 만든다. 그리고 온 식구가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다. 이후 송편을 솔잎과 함께 찌면 먹는 송편이 되는 것이다.

송편을 만드는 재미도 재미이지만 여기서 가족간의 정이 쌓인다. 어머니나 나이 먹은 형들은 송편의 모양도 예쁘고 만드는 속도도 바르지만 우리 동생들은 모양도 울퉁불퉁하고 크기도 크다. 여자들은 예쁘게 빚으면 시집 잘 간다는 말에 더욱 정성을 쏟는다. 그러나 나이는 속일 수 없다.

초보자가 만든 송편의 특징 몇 가지. 우선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지나치게 크다. 껍질이 두껍거나 얇거나 일정하지 않다. 가끔 속이 터져 나온다. 입술이 잘 붙지 않는다. 어른들은 크기가 일정하고 모양새가 매끄럽다. 송편을 먹을 때 누가 만든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송편 속은 지방바다 다르지만 우리집에서는 송편 속으로 주로 콩, 깨, 밤 등이 사용되었는데 사람들에게 인기 있었던 것은 때였다. 입맛이 달기 때문에 선호하였다. 그래서 가장 먼저 없어지는 것이 깨송편이었다. 속에 콩모양이 비치면 그것은 나중에 먹었다.

송편 찌기 전 나에게 늘 부담이 되는 것 하나. 바로 산에가서 솔잎을 뜯어 오는 것이었다. 지금은 슈퍼나 대형매장에서 솔잎을 팔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가정마다 현지 조달하였다. 수원 중심에 있는 팔달산에 가야 하는데 나랏산에서 몰래 뜯어 온다는 마음에 항상 가슴을 졸였다.

지금은 송편을 직접 만드는 가정이 많지 않다. 먹을 식구도 많지 않고 만드는 수고로움과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비용 몇 천원을 투자하여 방앗간이나 대형매장에서 송편을 구입한다. 생활의 편리함 때문이다. 이렇게 하니 자식들이 송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소나무 병충해 항공방제와 나무 주사로 함부로 솔잎 채취를 하면 위험하다는 소식이다. 솔잎에 살포된 농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집에서 송편빚기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일부러라도 송편 만들기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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