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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일관성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교육자로서 이 일을 잘 하고 있는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이 일이 요즘 들어 어딘가 모르게 가슴 한 곳이 텅 빈 것 같다. 때때로 허무함까지 몰려올 때가 많다. 지금까지 ‘무엇을’ 위하고, ‘어떻게’ 교육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자부심과 자심감이기 보다는 오히려 두려움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뭔가 가슴 뛰게 하는 일을 가져보지도 느껴보지도 못했다.

지금 지쳤는가? 열심히 세상을 달려왔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깊은 회의만 남았다. 내가 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 최상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까지 갖게 되었다. 일상이 쳇바퀴 도는 듯하고 자신이 그저 부속품으로만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에너지가 고갈되고 의욕보다는 걱정만 앞서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 더 슬프다.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미래를 탐색해 봐도, 지금처럼 교육이 혼란하기는 일찍이 없었다.

왜, 우리 교육은 조용하지 못할까? 가만히 있으면 하지 않는 사람처럼 비춰지고, 소리 내어 휘둘려야 교육이 혁신되고 재대로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가. 사실 교육은 그렇지 않다. 지속성과 일관성 없는 교육은 요란한 구호일뿐 일시적인 효과도 재대로 내지 못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교육정책들이 바로 현장교육에 녹아 유의미한 효과로 나타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누가 뭐래도 교단 교사가 이해하고 의지가 있어야 나타난다.

단언컨대, 학교교육의 상황이나 여건을 무시한 교육행정은 그 기대효과를 끌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학교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현명한 교사들이 이를 판단하고 교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람직한 교육행정’은 현장 교육의 상황을 바르게 판단하고 그들의 니즈에 맞는 정책을 시의에 맞게 펼쳐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쏟아지는 공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변모하는 상황의 변화에도 따라가기 급급한 세상이다. 때문에 이젠 교원들을 믿고 맡겨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지론이다.

탁월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자기 조직에 들어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 즉 자신과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슬프게도 우리의 많은 교육리더들은 그렇지 못했다. 자리에 앉으면 전임의 실적 지우기 바빴고, 현장은 다시 자기 색깔 드러내기로 혼란하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정작 교원들은 자신이 교육수요자의 니즈를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해답과는 거리가 먼 교육으로 머리만 더 아플 뿐이다.

우리 교육,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그 답은 기다리는 교육행정이다. 교단 교사의 작은 변화가 곧 교육혁신의 단초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교원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한 교육행정은 더 이상 충성을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독선적 리더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포와 보상을 모든 포함한다. 겉으로 사람들은 그를 따른다. 자기가 원해서가 아니라 단지 살아남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훌륭한 교육리더는 항상 가장 낮은 자세로 모든 교육가족들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영감을 준다. 여기엔 우리 모두가 지지할 수 있는 명료함과 절제와 일관성을 가진 희망이 있는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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