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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우리는 미국에서 큰 웃음을 몰고 온 시트콤 '럭키 루이'라는 드라마에서 'Why' 한 마디로 아빠를 극한까지 몰고 가는 어린 딸의 순수한 호기심의 한 장면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얻을 때까지 쉼 없이 궁금해 하는 순수함이 가끔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노라면 우리 아이들은 왜 저런 호기심과 질문을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가 무엇을 시작할 때 두려움을 갖은 것은 그것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을 극찬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의 정서는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점잖은 태도를 미덕과 예의로 보고 있어 모르는 것을 오히려 부끄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과 달리 어른이 되어 갈수록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젠 한 개인의 능력이나 경쟁력도 상대방과의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에 달려있을 정도로 대화에는 질문과 대답이 중요하다. 이렇게 질문은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우리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고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한다. 수준 높은 질문 속에는 상대로 하여금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바라보게 해주는 힘이 있다.

질문에 대해 존 코터(John Kotter) 하버드대 교수는 “유능한 리더는 바른 질문에 집중하는 반면, 평범한 관리자는 그 질문의 답에 매달린다”고 말할 정도로 바른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질문을 많이 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길뿐 아니라 자신감을 갖게 하여 결국 자신의 소중한 능력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우리는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을 말하면 당연히 이스라엘인일 것이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보다 많은 질문을 하라고 교육한다. 가정교육에서부터 학교교육에까지 질문과 토론이 주요한 교육의 방법이다. 이러한 교육결과로 인해 세계인이 모두 부러워할 만큼 수많은 노벨상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학생들이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그저 '듣기만 하는 학습'이다. 학생들이 학습의 주인의로 스스로 배우려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을 찾고,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없어 고등 사고력과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비판에 최근 질문을 잘 하는 학습벙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질문을 잘 하는 학습에 관심이 높다.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과는 확연히 이해력에서 차이가 있다. 메타인지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메타인지능력은 한 단계 고차원을 의미하는 '메타'와 어떤 사실은 안다는 뜻의 '인지'가 합성된 단어로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상위 0.1%의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다른 점이 바로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한 인지'를 잘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는 의지나 노력이 학생의 학습능력과 관련이 있다. 무엇보다 모르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의 문제다.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는 강한  학습동기가 바로 질문이다. 이처럼 학생의 질문은 학습의욕의 시작이며 학습능력의 동력이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유명한 도로시 리즈 (Dorothy Leeds)는 '질문의 7가지 힘'이라는 책을 통해 질문이 갖고 있는 강력한 힘을 역설했다. 그가 말하는 질문의 7가지 힘은 아래와 같다.

첫째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무감을 응답 반사라고 한다. 
둘째,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질문은 질문을 하는 사람과 질문을 받는 사람의 사고를 자극한다.
셋째, 질문을 하면 정보를 얻는다. 적절한 질문을 하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넷째, 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을 때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질문은 대답을 요구하므로 질문을 하는 사람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다섯째,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연, 의견, 관점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우쭐해진다. 질문을 하는 것은 상대방과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과묵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낸다. 
여섯째, 질문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질문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면 보다 적절하고 분명한 대답을 듣게 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쉬워진다.
일곱째, 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 사람들은 누가 해주는 말보다 자기가 하는 말을 믿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해낸 것을 좀 더 쉽게 믿으며, 질문을 요령 있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현행 학교교육에는 그 구조상 학생들이 질문하고 대답하기엔 쉽지 않다. 우선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으로 교사와 학생 간의 충분한 토론을 할 수업시간의 여유가 없다. 다음으로는 좋은 질문을 위한 학생들의 사전 학습훈련이 이루어져야 하고, 교사발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그리고 발문과 토론 수업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재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교에서 토론수업에 대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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